장기곶은 호랑이형상인 한반도의 꼬리부분에 위치해 호미곶이라고도 불린다. 조선시대 학자 격암 남사고 선생은 풍수지리서 "산수비록"에서 이곳을 범꼬리 즉 "호미"라고 칭했다. 

 장기곶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칠다. 갯바위가 드문드문 펼쳐져 있어 어선들도 조심스럽게 왕래할 정도다. 이곳 일출광경은 갯바위 위에 그려지는게 특징이다. 

 해는 수평선을 벌겋게 달군뒤 거센물살과 바위틈새로 순식간에 솟구친다. 장기곶 앞바다에 우뚝선 등대는 주변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1903년 국내 두번째로 축조된 이 유인등대는 높이가 26.4m로 흰색으로 단장돼 있다. 건축양식도 아래로부터 위로 균형감있게 좁아지는 르네상스식이어서 이국적인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 

 밤에는 40km 바깥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등대의 불빛이 12초마다 깜박거리며 근해 조업중인 선박들을 인도한다. 주말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1천~2천명선. 

 지난 1월1일에는 해돋이를 보려고 3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장기곶 등대 책임자인 권순만 소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등대 옆에 있는 등대박물관에는 등대램프 무선표지기 등 등대에 관한 모든것이 진열돼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는 구경할 수 없다. 새 밀레니엄을 맞기 위한 제2전시관과 부대시설 신.증축공사가 한창 진행 
되고 있기 때문. 

 등대에서부터 영일만 임곡에 이르는 12km 구간의 해안선 풍경은 일품이다. 파란 하늘과 하얀 포말, 흑갈색 갯바위들이 절경을 빚어낸다. 비가 뿌리는 날이면 물빛과 하늘빛의 경계가 사라진다. 

 등대 남쪽에 있는 구룡포항은 오징어잡이배의 전진기지다. 수백척의 어선들이 정박한다. 이곳 방파제에선 강태공들이 바다낚시를 즐긴다. 망상어 우럭 고등어 등이 풍성하다. 

 방파제에선 고적한 어촌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어시장에선 매일아침 6시가 되면 오징어와 복어 잡어 등이 거래된다. 영일만 중심부에 위치한 죽도어시장이 규모면에서 구룡포어시장을 능가한다. 위판장내 2백여 횟집에서 각종 회를 싸게 즐길 수 있다. 

 포항시는 오는 2000년 1월1일 김대중 대통령을 이곳으로 초청, 밀레니엄 축제를 열어 새천년을 맞을 계획이다. "철강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 천년에는 "관광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역에 되돌아오는 시간은 일요일 밤 8시54분이다. 포항역에서 연계버스를 이용, 장기곶일출을 보고 구룡포, 임곡휴게소,내연산 보경사 등에 들르는 일정. 5만5천원. 

 대중교통으로 포항까지 간 뒤 터미널이나 기차역 근처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장기곶과 기타지역에 갈 수 있다. 승용차로 서울~경주~포항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곳 별미는 과메기와 물회. 과메기는 갓잡은 꽁치를 영하 10도에서 얼려 말린 고단백 식품. 겨울이 제철이다. 물회는 생선뼈를 고아낸 국물에 고추장 참기름 등으로 양념해 담백한 맛을 낸다. 

 또 대게도 추천할 만하다. 영덕대게 생산량중 80% 정도가 구룡포항에서 출항한 선박들이 건진 것이다. 

 포항북부에 있는 내연산(내연산 상세정보)은 계곡미가 뛰어나 경북팔경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신라사찰 보경사 뒤로 1.5km를 오르면 제1폭포인 쌍생폭을 필두로 12폭포가 내닫는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때 건축된 절. 보물 제252호인 원진국사비 등 문화재가 즐비하다. 아기자기한 사찰건물들이 산세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적광전 주춧돌은 청옥돌로 이뤄져 있어 출처에 대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