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추암이 TV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일약 국내 최고의 일출 여행지로 떠오른 인근 강릉시 정동진에 도전장을 던졌다. 

동해시는 최근 추암에 역을 건설중이다. 삼척선 철도가 지나가는 추암에 플랫폼과 가로등, 벤치, 개찰구 등 없던 역을 하나 짓고 있는 것. 동해와 삼척을 잇는 삼척선은 시멘트나 석탄을 실은 화물차만 지나다니는 화물전용 철도로 동해시가 이곳에 역을 지은 것은 `일출' 을 놓고 정동진과 정면대결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추암역도 정동진역처럼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있어 기차 안에서 파도와 갈매기를 볼 수 있다. 동해시 남쪽 끝 추암은 해안절벽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작은 바닷가 마을. 

모래사장뿐인 정동진과는 달리 촛대바위 등 기기묘묘한 해안의 바위탑들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의 장관은 추암만이 가진 독특한 풍경으로 오래전부터 여행자들과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모 방송의 애국가 타이틀 첫머리에 등장하는 일출 장면은 바로 이곳 추암에서 찍은 것. 그러나 정동진이 모래시계 이후 갑자기 유명해진 뒤 추암은 `잊혀진 바닷가'가 됐다. 

동해시에서 버스가 하루 2~3번밖에 안가고, 그나마 버스에서 내린 뒤 비포장길을 20여분이나 걸어야하는 추암이 기차를 타면 바로 가는 정동진의 적수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정동진에는 추암에는 없는 기차역이 있었다. 

`갈매기 날으는 바닷가 간이역'이라는 낭만적인 테마가 관광객들을 정동진으로 끌어들이는 최고의 매력포인트로 작용한 것. 지난해 정동진이 벌어들인 관광열차수입은 30억원. 

역 주변의 식당, 카페 숙박업소 등 주변 상권과 환선굴 등 연계관광지의 수입까지 따지면 100억원이 넘는다. 지난 1월1일 하루에만 10만여명이 정동진을 찾았고 지금도 주말이면 8000여명의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있다. 

`일출 원조는 추암'이라고 주장해온 동해시로서는 부럽기도하고 자존심도 상하는 일. 

동해시는 5월부터 관광열차 운행이 시작되면 추암역이 정동진을 누르고 `일출 여행지의 원조'라는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다 풍경도 훨씬 더 아름답고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갈 경우 정동진보다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일출을 놓고 벌이는 정동진과 추암의 대결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궁금하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을 넘어 강릉까지 간 뒤 동해고속도로~7번국도로 동해시까지 간다. 동해시에서 추암까지는 15분 남짓. 기차로 갈 경우 동해역에서 3km 떨어진 바로 다음역이 추암역. 

관광열차는 주말에만 다닐 전망이다. 

추암역 바로 옆에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 해암정 등이 있으며 천곡천연동굴이 30분 거리에 있다. 천곡동굴은 높이 10m 길이 1.4km의 석회동굴로 동해시내에 있다. 

삼척의 청옥-두타산까지는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