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許筠, 1569~1618) 의 '홍길동전' 을 읽다보면 '홍길동 같은 사람' 이 왜 지금도 '변화무쌍한 사람' 의 대명사인 이유를 알게 된다. 홍길동은 소설속 가상의 인물인가, 아니면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가.

  이와 관련, 장성군 (전남) 은 홍길동을 소설밖으로 끌어내 '장성사람'으로 삼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홍길동은 연세대 국학연구소 설성경 교수팀에 의해 장성출신으로 밝혀졌습니다. 앞으로 홍길동 생가터 복원.캐릭터 사업을 활발하게 벌일 계획입니다." 장성군청 강대익씨는 홍길동과 관련된 관광코스를 마련중이라고 귀띔한다.

  '홍길동' 여행의 출발점은 생가터 (전남장성군황룡면아치실마을). 홍길동이 아치실에서 태어난 것은 조선의 개국과 관련이 깊다. 길동은 고려의 세도가였던 남양 홍씨의 핏줄로 1440년대초 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가 망하자 남양 홍씨가 피신한 곳은 영산강 유역. 길동의 아버지 홍상직 (洪尙直) 도 태종에 의해 등용되기 전까지 아치실마을에서 조정의 눈치를 살펴야 했던 것이다.

  마을 입구에서 약 2백m의 산길을 올라야 생가터에 닿는데 눈이 오면 지나다니기가 힘들다. 생가터에는 홍길동 캐릭터를 담은 안내판만이 있을 뿐 쓸쓸한 적막감이 감돈다.

  잠시 생가터 주위를 돌며 안채.부엌 등을 그려본 후 길동샘에 들려 샘물을 마시면 속이 후련해 진다. 생가터는 장성군을 상징하는 테마파크로 개발된다. 장성군은 2만5천평의 생가터에 양반촌, 양민촌. 승마훈련장.민속무예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생가터주변으로는 축령산 (6백20m) 휴양림.금곡 (일명 영화촌) 이 둘러볼만 하다.생가터는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축령산 휴양림에서 금곡까지 걷다보면 그 옛날 길동의 씩씩함이 그대로 와닿는듯 싶다.

  축령산휴양림은 가족 트레킹장소로 적격이다. 축령산 기슭의 추암관광공원에서 영화촌까지는 도보로 1시간 30분. 캐나다에서나 볼 수 있는 삼나무.편백이 쭉쭉 뻗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곡은 50~60년대 모습을 간직한 마을. 7채의 초가에 대나무울타리, 마을어귀의 당산나무와 논에 자리잡은 고인돌은 영화와 그림의 소재로 안성마춤이다.

  이 마을은 영화 '태백산맥' 과 미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고인돌마을' 을 탄생시켰고 요즘은 TV드라마 '땡초' 의 로케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장성군 최북단에 위치한 갈재 (2백74m) 는 국도 1호선도 넘기 숨차다는 고개. 설성경 교수에 따르면 갈재는 홍길동이 집을 나와 첫 의적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호남사람들이 한양을 오갈 때 거쳐야 하는 갈재는 도적들이 많아 오늘날의 이동파출소에 해당하는 보방수를 두었다고 한다. 홍길동의 땅으로 둔갑 할 장성은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문 (文) 과 무(武)가 조화를 이룬 고장. 별을 단 학들이 날아다닌다는 학성리 (鶴星里)에는 조국수호의 근간이 되는 상무대 (尙武臺)가, 필암.고산 등 호남학문의 맥을 잇는 서원이 즐비하다.

  ◇  관광지 = 대표적인 관광지는 장성호.백양사.축령산휴양림. 장성호는 주위에 미락단지가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군다.

  백암산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잡은 백양사는 수려한 진입로와 풍광이 멋드러진 고찰. 축령산휴양림은 봄부터 가을까지 삼림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문의 장선군청 문화관광과 (0685 - 390 - 7224) .

  ◇  숙식 = 백양관광호텔 (0685 - 392 - 0653) 의 하루 숙박료 (2인1실) 는 3만원 (주중)~3만5천원 (주말) .여관은 2만5천원. 먹을 거리로는 장어구이.메기찜이 유명하다.

  ◇  특산품 = 겨울철  특산품으로  솔잎차.감잎차.숯장식품  등이 있다. 감잎차는 4천원 (10그램) , 솔잎차는 3만원 (8백50그램), 숯장식품은 크기와 정밀도에 따라 1만원~20만원. 장성군청 문화공보실 (0685 - 390 - 7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