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주군 건천읍 송선리

거대한 암벽이 ㄷ자로 높이 솟아 하나의 석실을 이루었는데 원래는 여기에 인공적으로 지붕을 덮어 이른바 석굴법당을 만들었었다. 신라 최초의 석굴 사원인 셈이다. 이 석굴의 바위 면에 모두 10구의 불보살상을 새개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쪽으로 틔어진 곳이 입구였는데 이곳으로 들어서서 왼쪽이 되는 북쪽 바위에 삼존불상이 왼손으로 동쪽을 가리키고 있어 본존불로 인도하는 독특한 자세를 보여준다. 이 안쪽에 반가사유상이 앝은 돋을 새김으로 새겨져 있는데 삼국 시대 반가사유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이 밑쪽에 버선 같은 모자를 쓰고 공양올리는 공양상 2구와 스님 한 분이 역시 얕은 돋을새김으로 새겨졌는데 이 역시 신라인의 모습을 아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여기서 바위가 단절되어 쪽문처럼 틔웠고 다시 바위가 솟아 있는데 이 바위면에 거대한 불상이 새겨져 있다. 이 불상은 비록 딱딱하고 서툰 듯한 솜씨로 조성된 면도 있지만 중후한 체구와 둥글고 동안적인 얼굴,

Ｕ자 모양을 이루는 법의 안에 내의를 묶은 띠매듭 등 전선방사삼존불(보물 제63호)의 양식적 특징과 친연성이 강하다. 명문에 의하면 장륙의 미륵불상이 확실하므로 당시의 신앙 경향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불상이라 하겠다.

동쪽과 남쪽의 바위면에는 마멸로 희미해진 선각의 마애보살상이 1구씩 새겨져 본존불과 함께 삼존불로 배치된 것 같으며 남쪽 바위 보살상 안쪽으로 명문이 새겨져 있다.

어쨌든 이 석굴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신라 최초의 석굴 사원이자 7세기 전반기 불상 양식을 보여주는 이 석불상군은 고신라 불교미술 내지 신앙 연구에 귀중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