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단은 조선시대 제주에 유배되었거나 방어사로 부임했던 오현(五賢)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제단. 오현은 충암 김정, 규암 송인수, 청음 김상헌, 동계 정온, 우암 송시열등 정객 다섯 명을 이르는 말. 이들 오현을 배향(配享)했던 귤림서원 자리에 조두석을 세우고 제단을 쌓아 제사를 지내던 곳이 바로 오현단이다.

오현단에 들어서면 우선 오현의 고요한 정기가 흐르는 듯 발길이 멈워진다. 이 고장 사람들의 마음속에 맥맥히 흐르며 '참'을을 키우고 있는 그들의 정신. 오현의 위패를 상징하는 조두석과 '증주벽립(曾朱壁立 : 증자와주자가 벽에 서있는 듯이 존경하고 따르라)'의 마애명, 적려유허비등 석비들은 오늘도 오현의 얼굴로 서 있다. 비록 그들은 딱딱하고 차디찬 머릿돌로 남아 있지만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그들의 강직함과충효심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덥게 한다. 오현학원이 물러간 후 오현단 일대의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아직도 해묵은 팽나무와 벚나무, 소나무가 버티고 있어 '귤림'의 옛 모습을 더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