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년 어둠 밝힌 `비경' - 환선굴

먼 옛날 겁탈을 피해 쫓기던 처녀가 선녀로 환생한 굴이 있으니, 이를 환선굴이라 한다. 삼척 덕항산, 운무가 내리면 신선 놀이터로 변하는 그 산기슭에 있다. 

굴 속으로 빛을 끌어와 바위들에 이름을 붙이자 어둠은 삼라만상으로 변했다. 푸른 하늘 대신 거대한 암반이 떠 있고 아래는 비경천지다. 지질학 나이로는 5억3000만 살, 수만 살을 먹어야 1㎜ 자라는 태고적 석회동굴이 펼쳐져 있다. 거금 '4300원'을 내고 들어온 사람들은, '지옥' '악마'라 명명된 종유석 앞에서마저 말한다. "천국이야, 천국.". 

그 천국에는 이런 게 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규모에 한 번 놀라고,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아기자기한 얼굴에 또 한번 놀란다. 가면 갈수록, 멈춰서면 멈춰설수록 더욱 그러하다. 젖빛 석회석이 꾸며 놓은 '만물상', 종유석, 종유관, 산호커튼 등 석회동굴이 보여줄 수 있 는 모든 현상이 모인 '희망봉' 뒤 벽면 '꿈의 궁전', 그리고 '대머리석순'까지. 소망계곡에서 소망폭포와 처음 만난다. 폭포로 이름 붙기 전, 억겁을 농익은 어둠에 묻혀 있던 물줄기였다. 순진한 여학생들, 폭포에 머물며 소망을 빈다. 인간이 만든 섬세한 조명이 만상을 비춘다. 

어둠 한구석에서는 새가 날아오르고 있다. 하트 형상으로 뻥뚫린 가슴을 채우기 위해 어둠에서 어둠으로 훨훨 난다. 빛이, 이름이 없었다 면 그저 얇은 석판에 불과했으리라. 허나 지금은 안내판 지시대로 소망석이 됐다. '하트 아래 친구와 손을 잡고 우정을 약속하세요.'. 

지옥계곡 입구에서 사람들은 동굴에서 흔치 않은 재미를 맛본다. 가짜 해골을 걸어놓은 출렁다리, 지옥교다. 아찔한 아래를 보며 다리를 건너면 '참회교'가 참회를 강요한다. 모두 재미다. 참회를 하건말건 바로 천당계곡으로 이어지고, 끝내 통일광장으로 이어지니까. 

광장으로 내려간다. 왼편 아래 '옥좌대'를 유심히 본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들이 연꽃처럼 우아한 형상을 만들고 있다. 광장 건너 이 승계곡. 퇴적암이 만든 웅장한 '만리장성'을 에돈다. 계곡 전에는 부처 상이, 옆에는 마리아상이 함께 인간을 굽어보고 있다. 

광장에서 별세계 유람은 끝이다. 굴은 어둠에 돌려주고 빛으로 돌아 간다.인간은 빛으로, 삼라만상은 원래대로 어둠에 휩싸인다. 

▲가는길(서울기준)
①영동고속도로 →강릉 →동해 7번 38번국도 태백방면.혹은 영동고속 →중앙고속 →서제천IC →제천 →영월 →태 백 38번국도 삼척방면. 

②대중교통:강남터미널 삼척행 삼척에서 시 내버스. 열차는 신기역행 다수 ▲개방:08:00∼18:00. 주차비 1000, 입장료 4300원. 길이 매우 가파르다. 
▲먹을거리:공원구역내 용천원두막 송어,붕어찜이 '진 짜' 맛있다. 홍화씨, 콩, 대추로 속을 채워 50분 동안 쪄낸다. 뼈째 먹을수 있다. 1마리 1만5000원, 민박 겸. 
▲주변 볼거리
미인폭포:태백 지나 통리에서 427번도로. 계속 가면 원형이 보존된 신리 너와집.
추암해수욕장:바다를 배경으로 선 촛대봉이 근사하다. 

소달초등학교:도계와 환선굴 입구 사이 고사리 마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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